따라서 우리는 아무런 합의도 없었다고 두 사람을 탓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두 사람이 회담 과정에서 쏟아낸 말들은 대한민국을 이끌어 가고 있다는 두 사람의 황당한 인식을 드러내 주는 것이기에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수미일관 대통령이 민생과 경제살리기에 보다 신경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얼핏 보면 야당대표의 당연한 주장인 것 같은 이 주장의 내면은 황당하기 짝이 없는 것이다. 박근혜 대표는 기업의 투자의욕 고취를 위한 규제 완화,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수도권 규제 완화, 공급확대 위주의 부동산 정책, 특목고 확대 등 자본과 특권층의 이해를 확대하기 위한 대책을 집요하게 주문했다. 두산, 대우, 삼성 등 한국 재벌들의 문어발식 확장과 부정부패가 나라를 썩어 들어가게 하고 있는데도 재벌을 위한 경기부양책을 주문하고, 이미 충분한 공급에도 불구하고 투기로 인해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는데도 공급을 확대해 전국을 투기장화 하자고 하고, 특목고를 확대해 교육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키자고 요구했다.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재벌과 자본가들과 부자들과 특권층의 세상이 되리라는 점을 보여준다.
노무현 대통령은 수미일관 책임회피, 책임전가로 일관했다. 심각한 사회 양극화에 대해 참여정부 이전의 문제라며 정부의 책임을 회피하고, 기초연금제는 예산문제를 제기하며 회피하고, 민생은 아예 언급도 하지 않으며 야당에게 책임을 전가한다. 결국, 양극화 해결 의지도 없고, 복지를 확대할 의지도 없고, 민생에는 아예 관심도 없다.
이 두 사람이 회담을 하기 이틀 전인 지난 9월 4일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으로 근무하다 해고된 한 노동자가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가해지는 살인적인 차별과 착취와 빈곤, 불법적인 노동자 탄압에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러나 우리사회의 핵심적 문제인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이야기는 이들의 회담에서 한마디 언급도 없었다. 이들은 경제를 걱정한다 하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재벌과 자본을 위한 규제완화를 이야기하고, 민생을 살핀다고 하면서 공급확대 중심의 부동산 정책, 교육서열화를 요구하거나 기초연금제를 회피하고, 정치를 개혁한다 하면서 사상도, 이념도 국민도 없는 연정론으로 대립했다.
이런 사람들이 한나라의 대통령이고 제1야당의 대표니 무슨 희망이 있겠는가?
진정한 민생과 빈곤의 극복, 차별의 철폐를 위해 새로운 정치가 필요하다는 것이 이번 회담의 결론이라면 결론이라 할 것이다.
2005년 9월 8일(목)
사회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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