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2005년 8월 현재 누적된 남한의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는 총 12만4,523명에 이른다.

그런데 지금까지 당국이 주최한 이산가족 상봉행사는 1회당 겨우 수백 명 씩 13회에 그쳐, 북측 가족을 만난 남측 이산가족의 수는 7,540명, 남측 이산가족을 만난 북측 이산가족의 수는 3,717명에 불과하다.

이렇게 당국간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이산가족들의 기대치에 크게 미치지 못하자, 이들 중 개별적으로 북측의 가족을 만나는 사례도 적지 않아, 2005년 8월말 현재 제3국, 혹은 방북을 통한 민간차원의 이산가족 상봉 건수는 총 1,510건이다.

뿐만 아니라, 서신교환, 재상봉 등 공식적인 상봉 후 후속교류는 아예 없어, 이산가족들은 상봉행사 후 더욱 고통을 받는다고 한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보면, 남북 당국 모두 이산가족 문제를 ‘인도주의적 차원’의 접근이 아닌, ‘정치적 차원의 대가’, 혹은 ‘정치적 차원의 성과물’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작은 희망이라도 가질 수 있는 이산가족 문제와는 달리, 생존 국군포로 542명과 未귀환 상태인 전쟁 후 납북자 485명은 ‘정치적 이용’의 대상조차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북한은 이들의 존재조차 인정하지 않고 있는데, 그 이유는, 북한이 존재를 인정하는 순간, ① 남한 주민 납치라는 범죄행위를 인정하게 되고, ② 납북자들 중 상당수가 북한의 체제선전과 간첩교육에 이용되었다고 알려지고 있으므로 그들의 증언을 통해 북한 정권의 실체가 백일하에 드러나며, ③ 수용소 생활을 하고 있다고 알려지고 있는 납북자와 국군포로의 증언을 통해 북한 내 인권유린 실태가 국제사회에 생생하게 고발되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문제는 우리 정부까지 이들의 존재를 공식적으로 주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우리 정부는 남북합의로 작성된 공식문서에 국군포로를 ‘전쟁시기에 생사를 알 수 없게 된 사람’(제8차 장관급회담 합의문 제7항, 제15차 장관급회담 합의문 제3항, 제16차 장관급회담 합의문 제4-2항)이라고 표현하는 등 ‘북한 눈치보기’의 극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국가와 국민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내건 국군포로와 생업에 종사하다 가족과 생이별한 선량한 국민은 정부에 의해 이렇게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는 반면, 간첩, 빨치산 출신의 장기수들은 정부에 의해 ‘인도주의적 조치’를 받게 될 계획이다.

장관은 북송할 장기수들을 그야말로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북한에 돌려보낸다고 했는데, 장관이 언급한 ‘인도주의적 차원’은 우리 국군포로와 납북자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것인가?

탈북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국군포로들은 20년간 수용소 생활을 한 뒤, 다시 탄광이나 광산에서 평생을 중노동에 시달리고, 남한으로 송환을 요구하던 국군포로 수 백명이 집단으로 공개처형된 적도 있다고 한다.

장관은 이들의 인권이나 생명을 짓밟은 대가로 얻은 남북화해가 얼마나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가?

비록 미흡하지만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남북대화 시 항상 일정한 성과를 거두는 것은, 북한 입장에서는 이산가족 문제로 남한 국민의 ‘감성적 민족주의’를 자극해 북한에 우호적인 성향을 만들 수 있다는 점,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가시적인 ‘성과’를 즉시 낼 수 있는 이벤트로 적합하다는 점 때문이고, 반면 국군포로와 납북자 문제가 외면당하는 이유는 정치적으로 득보다 실이 많기 때문 아닌가?

북한이 국군포로를 ‘전쟁 중 실종자’라 표현하고, 전후 납북자에 대해서는 그 존재조차 부인해 왔기 때문에 이제 와서 북한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를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따라서 ‘비전향 장기수의 북송’이나, ‘통상적인 수준의 경제지원 약속’ 등을 통해 북한 정권을 적당히 구슬리는 전략으로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다.

정부는 지금 이 시점에서 납북자 및 국군포로 문제 해결을 공식적으로 포기하거나, 경제협력 문제와 직접 연계해 정면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양단간의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보는데, 이에 대한 장관의 견해를 밝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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