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헌법과 형사소송법, 검찰청법에 따라, 그것도 인신구속의 최소화라는 인권보호의 정신에 의해 내려진 장관의 수사 지휘권 발동에 대해 검찰이 각급 청별로 긴급회의까지 하면서 대책을 논의해야 하는 사태에 의아해 하지 않을 수 없다. 법 수호를 자부하는 검찰이라면 법리적으로 정당한 지휘에는 따라야 한다는 것을 잘 알 것인데, 무슨 긴급회의란 말인가?
검찰 내부에서는 천 장관의 수사 지휘를 검찰 독립에 대한 침해라고 판단하는 의견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검찰청법에 법무부 장관의 수사 지휘권을 규정한 의의가 바로 기소권 독점이라는 검찰의 막강한 권력에 대한 최소한의 통제라는 점을 볼 때, 천 장관의 수사 지휘가 헌법과 법률에 따른 정당한 권한의 행사라는 점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과거에 음성적인 대책회의 등을 통해 검찰을 권력의 시녀로 삼았던 수구 보수세력이 오히려 검찰 독립을 외치며 갈등을 부추기는 황당한 사태가 벌어지고, 여기에 일부 검찰들이 부화뇌동하며 동요하는 더 황당한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검찰 일부에서 현행법을 어기면서까지 주장하는 그 '검찰 독립'의 이면에는 실은 검찰의 기소권 독점주의에 대한 어떠한 침해도 인정하지 않겠다는 발상, 국민에 의한 어떠한 민주적 통제도 받지 않겠다는 독선적이고 엘리트적이고 관료적인 사고, 국민을 위한 검찰의 독립보다는 검찰의 기득권 유지에 혈안이 되어있는 세속적 욕망이 숨어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군다나 검찰 수사를 음성적으로 그래서 더 노골적으로 통제했던 군사독재권력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굴종으로 일관하며 일신의 영달을 추구하고, 인권의 보루가 되기는커녕 인권탄압의 기수가 되었던 검찰의 불행했던 과거사에 대해서는 한치의 반성도 없이, 인신구속을 최소화하라는 장관의 지시에는 검찰 독립을 외치며 저항한다면 어느 국민이 대한민국 검찰에게 신뢰를 가질 수 있겠는가?
이렇게 이번 사건에 대한 장관이 수사 지휘에 대한 검찰의 어떠한 저항도 법리적으로도, 역사적으로도, 도의적으로도 아무런 정당성도 가질 수가 없다. 우리는 검찰이 장관의 정당한 수사 지휘를 겸허히 수용하고 이번 기회에 잘못된 관행을 고침으로써 신뢰받는 검찰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무엇보다 올바른 역사관과 양심, 그리고 정의와 인권의 수호라는 본연의 자세를 견지하고 있을 양심적인 검사들의 용기있는 결단과 행동을 기대한다.
2005년 10월 14일(금)사회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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