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천정배 법무부 장관의 강정구 교수 사건 관련 불구속 수사 지휘에 대해 김종빈 검찰 총장이 지휘를 받아들이겠다고 발표한 직후 돌연 사퇴 방침을 밝혔다. 김 총장의 발표문을 보면, 그는 이번 수사 지휘는 검찰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것으로 이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사퇴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이런 김종빈 총장에게 묻고 싶은 것이 몇가지 있다.

첫째, 김종빈 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수사 지휘가 합법이지만 검찰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그럼 검찰청법에 규정된 법무부 장관의 수사 지휘 자체가 검찰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법 조항이라고 생각하는가? 법무부 장관의 수사 지휘권 자체가 검찰 권력에 대한 민주적 견제의 필요성 때문에 생긴 조항인데, 이렇게 법에 규정된 지휘도 검찰 독립을 훼손하는 것이라면, 김 총장은 검찰에 대한 어떠한 견제도 검찰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것이고 따라서 검찰은 어떠한 견제도 받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그럼 김 총장은 검찰의 독립이 아니라 어느 누구에 의해서도 견제 받지 않는 성역으로서 검찰권을 지키기 위해 사표를 낸 것인가?

둘째, 김종빈 총장은 천정배 장관의 정치적 판단에 의한 수사 지휘 때문에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되었다고 하는데, 그럼 김종빈 총장은 자신의 사퇴가 마녀사냥에 몰두하고 있는 수구세력을 정치적으로 돕게 된다는 사실을 모르고 사퇴를 표명한 것인가? 아니면 알고 우회적으로 정치적 의사표시를 한 것인가?

셋째, 오늘 발표문에서 김종빈 총장은 “인권보장이라는 검찰 본연의 소임을 다할 것”이라고 했는데, 마구잡이식 구속수사 관행이 인권을 보장하는 것인가? 아니면 구속수사를 최소화하여 피의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인권보장인가? 설마 그럴 리야 없겠지만 김종빈 총장은 마구잡이식 구속 수사가 인권을 보장하는 것이고 그래서 자리를 걸고 지키기 위해 사퇴하는 것인가?

넷째, 오늘 발표문에서 김 총장은 역대 법무부장관이 수사 지휘권을 행사하지 않은 것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지키기 위해서였다고 하는데, 그럼 군사독재 시절 권력의 수많은 비공시적 수사 지침과 수사 개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합법적이고 공식적인 수사 지휘는 검찰의 정치적 독립을 훼손하는 것이고, 밀실에서 불법적이고 빈번하게 이루어진 수사 지침과 지휘는 검찰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인가? 김 장관은 이렇게 독재정권에게 굴종해온 검찰의 과거를 호도하기 위해 퇴임하는 것인가?

다섯째, 실은 이번 사건의 가장 중요한 논쟁점인데도 대한민국 검찰과 수구 언론 누구도 이야기 하지 않는 문제가 있다. 국가보안법에 대한 판단은 정치적 문제이니 그렇다 치자. 그래도 김 총장, 당신이 그렇게 자리까지 내놓으며 지키려 하는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려도 없고 언제든 출석하여 조사를 받겠다는 강정구 교수를 굳이 구속해야 되는 그 이유가 대체 무엇인가?

2005년 10월 14일(금)사회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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