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 사상 초유의 검찰수사 지휘권이 발동되었다. 검찰은 이를 수용하였으나 결국 검찰 총장 사퇴로 이어졌다. 법은 지키되 내용은 승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수사지휘권의 정당성 여부에 대한 논란을 떠나 이 정도 사안이 수사지휘권이 발동될 만한 사안인지, 이 문제로 검찰총장 사퇴까지 이어질 사안인지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
검찰의 수용으로 끝나지 않고 총장의 사퇴와 검찰의 내부 논란으로 이어지고 심지어 정치적공방으로 이어진 이 사건은 아직도 냉전이데올로기에 갇혀 있는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드러낸 것이다.
지금껏 공개적 검찰지휘권이 행사되지 않은 것은 검찰 스스로의 권위에 의해서가 아니라 국가 권력에 의한 통제가 가능했기 때문이었다는 것이 이미 공론화된 사실이다. 검찰의 무소불위의 권력의 내막은 철저히 국가권력의 편에 서서 심지어 부당한 권력까지 불사해온 것으로 점철되어왔던 것이다.
분단 60년 동안 우리의 법과 권력은 철저히 이데올로기 공세에 갇혀 있었다. 이데올로기 공세로 권력을 유지해 온 권위주의 정부의 시녀 노릇을 해 온 검찰의 권위는 수많은 사람들의 인권을 짓밟고 심지어 목숨을 빼앗았다. 더 이상 권위주의 시대의 검찰 권력은 국민이 용납하지 않는다. 또한 우리 사회가 부당한 권력을 휘둘러야 유지될 만큼 허약하지도 않다.
강정구 교수의 발언이 검찰 수사를 받고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할 만한 사안인지 우리 사회 전체가 이성을 갖고 차분히 짚어보았으면 한다.
국민 누구나가 존중하는 권위는 더 이상 권력의 편에 손들어 줄 때 세워지지 않을 것이다. 올바른 법 적용, 정의의 심판이 누적될 때 제대로 세워질 수 있는 것이다.
부정부패 사안에 대해 엄정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들을 수밖에 없던 검찰이 부당한 외압도 아닌 상식적 판단에조차 반기를 든다면 검찰의 권위는 그만큼 실추될 것이다. 사안의 경중을 떠나 불합리한 판단이 있다면 수사지휘권이 아니라도 국민의 소중한 판단을 언제라도 수용할 만큼 열린 자세로, 정의의 잣대로 검찰의 권위를 세워나가길 진심으로 촉구한다.
2005년 10월 16일
민주노동당 대변인 홍승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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