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만원 이상 채무자는 부채 5000만원 이하의 연체자를 조정 대상으로 하는 배드뱅크를 이용할 수 없고, 워크아웃제도를 신청한다고 해도 8년 기준으로 매달 약 60만원 안팎을 납입해야 하는 등 가혹한 상환조건 때문에 실효되는 경우가 많다.
올해 재정경제부의 국정감사 자료에서도 2005년 8월까지 개인워크아웃제를 이용한 부채 5000만원 이상의 연체자 5만2018명 중 실효자는 1만6594명에 달해 탈락률이 31.9%에 달했다. 1회 이상 연체자를 포함할 경우 그 규모는 더욱 클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한 달간 서울 명동 신용회복위원회 앞에서 민주노동당 경제민주화운동본부의 길거리 채무상담을 받은 421명의 채무자 중 27.0%에 해당하는 114명이 배드뱅크 및 개인워크아웃제 신청자로 이들 중 둘에 한 명은 연체나 실효 중이었다.
특히 워크아웃의 경우 총 이용자 90명 중 3회 이상 연체해 실효된 채무자가 무려 31명(34.4%)이나 됐으며, 1회 이상 연체했거나 재조정 중인 채무자도 12명(13.3%)에 달했다. 반면 10회 이상 꾸준히 납부한 채무자는 26명(28.8%)에 불과했으며, 그나마 11명은 실효, 5명은 연체 중이었다. 신청자 중 워크아웃 등의 채무조정 대상이 되지 않는 사채 이용자의 수도 16.6%인 19명을 기록했다.
소득과 재산에 비해 과중한 부채 규모, 가혹한 변제 조건, 보증채무나 사채 등 워크아웃제와 배드뱅크로 이용할 수 없는 채무 등을 종합할 때, 과중채무자의 문제는 더 이상 민간 채권기관의 일방적인 채무조정제도로 풀릴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런데도 정부는 민간 채권기관에게 채무조정 권한을 일임하는 상황에서 이들 프로그램을 자신들이 만든 제도로 선전할 뿐 아니라, 개인파산제나 개인회생제 등 법원 중심의 채무조정제도에 대해서는 사실상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정부가 △개인파산제, 개인회생제 같은 법원 중심의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고 실무 지원기구를 마련할 것 △파산선고 등에 따른 신분상의 불이익을 해소하기 위해 민주노동당이 입법 발의한 79개 직종 관련 개정법안 통과에 적극 협력할 것 △미성년자·저소득층 등 정부와 채권기관의 명백한 귀책사유로 카드를 발급받은 뒤 채무상환 능력을 상실한 사람들에 대해 연체채권을 정리할 수 있도록 한시적인 특별법을 제정할 것 △폭리 수준에 달하는 이자율을 규제하고, 규제 대상을 모든 금전대차 거래에 확대할 것 등을 정부에 강력히 요구한다.
민주노동당 경제민주화운동본부장 이 선 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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