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의 의미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개혁의 대상이 되도록 만든 근본 원인은 한국 정치를 독점해 온 보수 정치세력이 지방권력마저 독점한 것에서 찾을 수 있다. 국민의 정치개혁에 대한 열망은 국회는 물론 지방자치의 변화까지, 한국 정치의 근본적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2006년 지방선거는 책임정치를 보장할 수 있도록 기초의원도 정당공천을 실시하고 보수 양당 독식구조를 조금이나마 바꿀 수 있는 중대선거구제와 비례대표제가 도입되는 첫 선거이다. 수많은 정치개혁 안들이 보수 양당의 이해관계에 의해 철저히 잘려나가고 그나마 최소한의 변화를 담아낸 것이 이 제도이다.
현재 전국 시도, 시군 자치구의원선거구 획정위원회는 변화된 제도에 따라 선거구 획정 논의를 하고 있다. 광역시도별 차이가 있으나 서울을 비롯한 몇몇 획정위원회의 논의는 변화된 제도의 의미를 완전히 왜곡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바뀐 선거제도는 선거구획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의미를 살릴 수도 완전히 훼손될 수도 있다.
민주노동당은 국민의 15% 지지를 받고 있는 정당임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석 9석으로 3.3%로 철저히 과소평가되고 있다. 민주노동당이 2002년 지방선거에서 8.1%의 지지율을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광역의원 기초의원 0.81% 광역의원 1.61% 의석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그런데 이러한 불균형이 바뀐 제도에도 불구하고 더욱 심화되어 나타날 우려가 있다. 4인 선거구로 획정되는 자치구를 2인 선거구로 분할하려는 기도가 그것이다. 열린우리당은 국회에서 지역주의 극복을 위한 선거구제 개편을 논의하자고 하면서 풀뿌리 민주주의 왜곡에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것은 변화된 제도의 취지를 철저히 외면하고 보수 양당 독식을 유지하기 위한 국민기만이며 야합에 불과하다.
실제 민주노동당은 전국 각지의 선거구 시뮬레이션을 통해 4인 선거구인 경우 일정하게 당 지지율에 맞는 의석수를 확보할 수 있으나 2인 선거구로 분할하는 경우 아예 지방의회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민주노동당은 50년간의 보수정치의 장벽을 깨고 국회에 진입했다. 민주노동당의 원내진출은 우리 정치의 근본적 변화를 가져왔고 정치개혁의 가능성을 열었다. 일부 지역에서 엄연히 바뀐 제도를 완전히 왜곡하려는 것은 이러한 민주노동당의 지방의회 진출을 인위적으로 막으려는 시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지방자치제 무용론까지 제기되는 것이 현실인 지금 지방의회가 바뀐 제도 하에서도 보수양당의 나눠먹기 용으로 전락한다면 더 이상 국민이 용서치 않을 것이다.
전국 시도, 시군 자치구의원선거구 획정위원회는 개정된 법 취지를 훼손하지 않는 선거구획정안을 제출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특히 총 419명의 기초의원을 선출하는 지역인 서울의 경우, 획정위원회의 기초안 조차 제시하지 않은 채, 밀실 논의를 통해 모든 4인 선거구를 2인 선거구로 나누어 확정하였다. 사실상 서울의 기초의회 선거는 획정위원회의 탁상위에서 양당만의 선거로 끝나버린 것이나 다름없다.
민주노동당은 서울을 포함에 모든 지역에서 선거구 획정 문제가 지방자치의 대의와 주민의 민의를 올바로 수렴하는 가운데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획정위원회가 4인선거구를 2인 선거구제로 분할하는 안을 제출한다면 민주노동당은 정치개혁을 위해, 풀뿌리 민주주의를 위해 전 국민과 함께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저지할 것이다.
[민주노동당 기자회견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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