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지난 10월 24일, 열린우리당이 2007년 ‘효도연금제’ 도입을 추진한다는 기사가 보도되었다. 그 내용을 보면 65세 이상 노인 중에서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권자 및 본인과 부양의무자의 소득이 국민기초생활보장 기준 150% 이하, 재산이 국민기초생활보장 기준 250% 이하인 저소득층에게 효도연금이라고 하여 월 10만원씩을 국가가 지급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여당이 ‘눈 가리고 아웅’식으로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다. 말인즉슨 여당이 지난 4월 발의한 노인복지법개정안 안에 포함되어있던 경로연금 확대안과 사실상 거의 유사한 내용이라는 것이다. 효도연금법안과 경로연금확대안은 급여대상에 있어 기준의 차이는 있지만 포괄하는 대상이 각각 전체 노인의 20%, 20.61%로 거의 동일하다. 급여액에 있어 명시적으로는 2배 이상 인상하는 셈이지만 경로연금을 확대하려던 당시 정부의 재정상태에 따라 10만원으로 인상할 것으로 적극적으로 검토한다고 했기 때문에 사실상 입장에 있어 차이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 결국 올 11월 초에 발의한다는 ‘효도연금’과 지난 4월 발의한 ‘경로연금’은 거의 동일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결국 여당은 유사한 제도에 이름만 바꿈으로써 사실상 국민들을 우롱하고 있다. 여당의 의도는 최근 설치된 국회내 국민연금특별위원회에서 한나라당과의 타협안을 찾아 급여율 인하를 포함하는 국민연금법개정안을 통과시키려는 것이다. 한나라당도 기초연금제 도입을 주장하면서 사실은 공적연금의 급여율을 40%(40년기준)로 대폭 축소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효도연금이라는 그럴싸한 이름 정도면 한나라당의 체면은 세워주면서 급여율 인하를 포함하는 여당의 국민연금법개정안을 빠른 시일내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는 것이다. 이는 여당이 연금개혁이라는 중요한 화두를 단지 정치적 논리로만 접근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만약 한나라당이 여당의 의도대로 효도연금법안에 동의한다면 이는 한나라당이 처음부터 기초연금제를 도입할 의도가 없었다는 것을 만천하에 드러내는 셈이다.(사실 최근의 감세주장을 보면 정말 도입의지가 심히 의심스럽기는 하다.) 왜냐하면 효도연금은 기초연금과는 전혀 다른 제도이기 때문이다. 우선 효도연금은 저소득노인을 위한 소득보조제도인 반면 기초연금은 전국민의 노후소득의 기초보장을 위한 제도이다. 효도연금은 일부 저소득노인들만을 대상으로 10만원 정도의 급여액만을 지급할 뿐이지만 기초연금은 전국민들에게 적어도 최저생계비에 가까운 소득을 보장함으로써 노후의 경제적 어려움을 보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접근하고 있다. 둘째, 효도연금은 여전히 가족주의의 굴레 안에 머물 뿐이지만 기초연금은 노후의 경제적인 문제를 사회적 부양부담으로 전환하? 졀?한다. 효도연금은 부양의무자의 소득과 재산기준도 지급기준에 포함함으로써 여전히 가족부양의 우선원칙을 재확인하고 있지만 기초연금은 모든 노인들에게 보편적으로 지급함으로써 사회적부양의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셋째, 효도연금은 기초연금의 도입배경을 충족하기에는 한계가 많다. 우리나라에서 기초연금이 제기된 것은 보편적인 사회보장제도의 확충이기도 하지만 현실적으로 국민연금제도의 사각지대 문제가 심각한 수준으로 제기되었기 때문이었다. 국민연금제도의 사각지대는 제도가입기회조차도 제대로 가지지 못한 현재 노인빈곤층뿐만 아니라 납부예외자나 보험료체납자 등 미래의 사각지대도 포함한다. 그러나 효도연금은 이중 일부 사각지대만을 포함할 뿐 국민연금제도와 효도연금 사이의 또다른 사각지대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사회복지제도가 거시적인 틀을 가지지 못하고 누더기, 땜질식으로 만들어져 사각지대를 양산해온 오류를 그대로 범하고 있는 것이다.

연금제도는 국민들의 노후소득을 보장하는 중요한 제도이니만큼 연금개혁은 충분히 심사숙고하고 국민들의 합의과정을 거쳐 이루어져야 한다. 효도연금과 같은 즉흥적인 제도의 도입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또한 최근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과의 형평성 논란으로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는 것처럼 연금과 관련된 다른 제도의 개혁논의도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 이를 무시한채 국민연금의 급여율만 인하하려 한다면 국민들은 절대 정부와 여당을 신뢰할 수 없을 것이다.

최근 구성된 국회 내의 특별위원회는 다시 연금개혁을 정치적인 논리로 풀려는 의도가 다분하며 여당의 효도연금법안으로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따라서 민주노동당은, 누차 밝혔듯이 전반적인 연금개혁 논의를 포괄적으로 접근하여 합의할 수 있는 사회적 기구의 설립을 재차 요구한다. 충분한 논의와 국민들의 이해, 합의만이 국민들의 노후소득을 보장하는 바람직한 연금개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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