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성과 손예진의 ‘가장 행복했던 연인의 한때’가 나오기 까지
1단계 컨셉팅. 가장 슬픈 기억은 가장 아름답던 시절을 회상하는 것
<내머리속의지우개>는 슬픈멜로. 하지만, 제작팀은 역으로 들어갔다.이후 찾아올 슬픔을 표현하려면 티져포스터에서는 그들의 사랑이 얼마나 아름다웠었는지 먼저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결론은 ‘연인들의 가장 행복했던 한때! ’ 사랑이 지나간 후,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이별의 순간보다 더 슬프게 남는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2단계 구체화. 헌팅 또 헌팅…
문제는 이들의 가장 행복한 순간을 어떻게 보여주느냐? 가 관건이었다.
제작팀은 행복한 기억은 강렬한 한 순간에 머문다는 점에 착안, 야외의 부서지는 햇살과 나부끼는 머리카락, 그 안에서 더없이 행복하게 웃는 연인의 모습을 디테일로 잡았다. 그러자면 스튜디오보다는 야외가 적합했고, 이때부터 고통스러운 헌팅의 나날이 시작되었다. 첫번째 헌팅. 4시간에 걸쳐 찾아간 망상 해수욕장. 아름답지만 생각보다 너무 멀어 배우가 지칠 우려가 있어서 탈락! 두 번째 헌팅, 파주 출판단지.너무 휑한 느낌 때문에 따뜻한 느낌을 해칠 우려가 있어서 탈락! 세번째 헌팅, 홍대앞 중국집. 장소가 협소하여 조명기 설치가 불가한 관계로 탈락! 네번째 헌팅,일산의 식물원. 선인장이 너무 많아서 탈락! 다섯번째, 여섯번째… 수소문 끝에 드디어 제작팀이 찾아간 곳은 아름다운 테라스가 있는 까페로 유명한 평창동의 한 까페였다. 그러나 또 하나의 반전이 있었으니, 그 옆에 위치하고 있는 미술관을 보자 마음에 쏙 든 제작팀! 하지만, 미술관은 영리목적의 대여는 절대 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난관에 봉착했다. 끈질긴 회유 끝에 단 촬영 시간 20분을 넘기지 않는다면, 그것도 관람객이 없는 아침에 촬영한다면 가능하다는 허락을 받아냈다. 제작팀은 미술관과 까페에서 2차에 걸친 포스터 촬영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후일담을 들어보면 이 짧은 시간에 촬영했던(촬영은 단 15분만에 이루어졌다) 1차 컷이 결국 포스터로 쓰여졌다고 한다.
3단계 촬영 . 무더위와의 싸움
컨셉상 날씨가 무엇보다 중요했는데, 장마철이었던 시기였기 때문에 제작팀의 걱정은 대단했다.다행히 날씨는 화창했다.하지만 복병이 있었으니 10년만에 찾아온 무더위! 부서지는 햇살을 표현하기 위해 3 대 이상 설치된 조명빛을 받아야 했던 배우들의 고통은 대단했다. 연신 흘러내리는 땀방울을 닦아주느라 분장팀은 분주했고, 땀이 흥건히 젖는 가운데에서 껴안고 또 껴안아야만 했던 배우들은 그런 가운데에서도 짜증한번 내지 않고 환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게다가
조명팀의 수고를 아는 정우성, 힘들고 지친 가운데에서도 조명팀이 배우의 얼굴에 맞춰 조명을 맞추도록 자리를 뜨지 않고 그 자리를 지켜주었다. 그의 프로근성과 함께 따뜻한 마음이 돋보이는 행동이었다. 촬영이 끝나고 까페를 정리할 때도 그는 손수 의자를 나르는 등, 배우라기 보다는 현장의 맏형 같은 모습을 보여주어 스텦들의 고마움을 받았다.
4단계 카피. 사랑했던 기억만은 지워지지 않기를…
그렇게 해서 나온 사진은 부서지는 햇살 사이로 눈부시게 웃는 연인의 모습! 사랑에 겨운 연인의 한때가 포착되었다.이후 고민은 포스터 위에 들어갈 카피. 행복한 순간 뒤에 곧 닥칠 슬픔을 암시하시 위해서 카피는 비주얼과 상반되게 슬픈 톤으로 작성했다. 기억이 결국 지워진다는 안타까운 드라마를 부각시키기 위해 “사랑했던 기억만은 지워지지 않기를”이라는 카피로 낙찰. 이로써 <내 머리 속의 지우개>라는 영화의 제목과 내용이 자연스럽게 연관된 카피가 탄생되었다.
티저포스터에 이은 본포스터는 슬픔을 부각해서 티저와 전혀 상반되게 찍을 예정이라고 한다. <내 머리 속의 지우개>는 촬영을 마치고 11월 개봉 예정이다.
싸이더스픽쳐스 개요
<살인의추억><지구를지켜라><말죽거리잔혹사><범죄의재구성><역도산>등을 제작한 영화제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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