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결혼원정기’ 기자시사회 성황리 개최
극의 초반에는 잔잔하지만 힘있는 터치의 유머로 끊임없이 크고 작은 웃음을 끌어내고, 마지막에는 따뜻한 눈물과 함께 깊은 여운을 선사한 <나의 결혼원정기>.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강단 있는 연출을 선보인 황병국 감독은 “외로운 노총각, 고려인 등 세상의 중심에서 벗어난 이들의 삶을 함께 얘기하고 싶었다”고 전한다. 낯선 땅 우즈베키스탄을 배경으로 서른여덟의 쑥맥 노총각 만택(정재영)과 그의 친구 희철(유준상), 이들을 돕는 현지통역관 라라(수애)의 ‘신부찾기’를 유쾌하고도 감동적으로 그려낸 <나의 결혼원정기>는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캐릭터를 훌륭하게 소화해낸 배우들의 연기로 더욱 빛을 발한다.
약속이라도 한 듯 검은색 의상을 맞춰 입고 간담회장에 나타난 세 주연배우 정재영, 수애, 유준상은 촬영 기간 동안의 찰떡호흡과 오누이 같은 친분을 과시하여 보는 이들을 흐뭇하게 했다. 특히 이번 영화를 통해 단짝이 된 정재영과 유준상은 준비하는 과정의 사투리 연습부터 촬영 기간 내내 동고동락한 사연 등, 에피소드를 털어놓았다. 함께 술로 지새운 밤들을 고백(?)하던 유준상은 “이 자리를 빌어 저에게 술을 가르쳐준 재영씨에게 감사드린다”며 너스레를 떨어 좌중을 웃음으로 몰아넣기도 했다. 홍일점 수애는 “평소에는 옆집 오빠처럼 마냥 편하고 재밌는 두 분이지만 연기할 때만큼은 너무도 본받을 점이 많았다”며 두 배우에 대한 애정과 존경을 표했다.
<말아톤>,<웰컴 투 동막골>의 뒤를 잇는 2005년 하반기 최고의 휴먼대작 <나의 결혼원정기>는 신부감을 찾아 우즈베키스탄으로 떠난 시골노총각의 가슴 떨리는 맞선여행을 그린 영화로, 오는 11월 23일 개봉한다.
<나의 결혼원정기> 11월 1일 (화요일) 기자시사회_기자간담회 인터뷰 전문
Q. 여주인공을 탈북자로 선택한 이유?
황병국 감독 : 영화를 기획할 때만 해도 탈북자가 아니었다. 시나리오 작업을 위해 우즈베키스탄에 갔는데 북한에서 시베리아로 벌목공으로 왔던 두 남자 탈북자를 만났다. 영화의 또 다를 배경후보지였던 블라디보스톡 헌팅 때도 북한 여공 18명이 일하는 것을 봤다.
처음부터 의도한 바는 아니었으나 실제로 우즈벡에 가보니 고려인 정체성 문제 등이 느껴졌다. 어쩔 수 없이 외국으로 갈 수 밖에 없는 한국 농촌 총각들과 한국에 들어올래야 들어올 수 없는 고려인들, 한국에 오고 싶어하는 탈북자. 이 세 인물의 이야기를 그리면 영화적으로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Q. 배우들의 사투리/외국어 연기가 인상적이다. 힘든 점은 없었는지?
유준상 : 감독님 고향이기도 한 예천의 사투리다. 감독님 친구분을 선생님으로 삼아 겨울 동안 예천에서 개구리도 만나고 노루, 너구리를 만나면서 연습했다. 사투리를 상황에 맞게 하려고 노력했다.
수애 : 한국에서 연습을 했고 우즈베키스탄에 갈 때도 많이 모자라 평양 사투리 선생님, 러시아어 선생님을 함께 모셔갔다. 사투리의 강도는 영화의 흐름에 맞게 오히려 좀 낮추려고 애썼다.
정재영 : 저도 준상씨랑 같이 사투리를 배웠다. 오리지널 예천 분이 들으시면 '저건 아니다'라고 하실 수도 있다. 하지만 영화적으로 사투리를 풀어야 했기 때문에 완화시킨 부분도 있고 더 심하게 한 부분도 있다. 참고로 수애씨 평양 사투리 가르쳐주신 분은 '웰컴 투 동막골'에서 제게 북한 사투리를 가르쳐준 분이다. (웃음)
황병국 : 참고로 수애 씨가 사용한 사투리는 연변사투리가 아니라 평양 사투리다. 극중 수애 씨가 탈북한 지 2년이 된 설정이라 한국사람을 만나면 사투리를 숨기려 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서울말과 평양사투리가 반반씩 섞여있고, 대신 함께 사는 친구 경실과 있을 때는 100% 평양사투리를 쓴다.
Q. 유준상의 외모변화가 눈에 띤다.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유준상 : 영화 내내 퍼머머리였기 때문에 거울을 안 봤다. 우리 의상/분장팀 사람들에게 이 모습이 내 모습이 아니라고, 시사회 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래서 운동도 하고 살을 뺐다. 정재영 씨 역시 살을 불렸다가 지금 많이 뺐다. 근데 어제 술을 마셔서 잠시 부어 보이는 것 같다. 둘 다 10kg씩 감량한 것 같다.
Q. 지난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식으로 공개된 바 있다. 평가는 어떠했나?
황우현 : 소재보다는 두 노총각의 우애와 만택과 라라의 러브스토리에 공감했다. 재밌고 행복한 영화라고 하더라. 제가 들은 건 좋은 평뿐이다. (웃음)
Q. 정재영&유준상 두 배우의 호흡이 버디무비를 연상시킬 정도다. 에피소드는?
유준상 : 제가 원래 술을 못 먹는다. 예천에서 처음 촬영하는 날 새벽 1시에 정재영 씨가 문을 두드렸다. 아침 7시 촬영을 앞두고 6시까지 술을 마셨다. 다음날엔 내가 오기가 생겨서 새벽 1시 반에 문을 두드렸다. 결국 7시에 촬영 나가는 사람을 7시까지 붙들고 술을 마셨다. 우즈베키스탄에서는 밤을 새고 찍은 장면이 있었는데 굳이 새지 않아도 되는 것을 정재영에게 열심히 졸라 술을 같이 밤을 새고는 다음 날 비몽사몽으로 촬영을 했다. 정말 많은 에피소드가 있었다. 이 자리를 빌어 저에게 술을 가르쳐준 재영씨에게 정말 감사드린다.
정재영 : 거짓말이에요 다. 웃기려고 그러시는 거구요. 준상 씨랑은 처음 만났을 때부터 호흡을 따로 맞출 필요가 없었다. 촬영 때도 마찬가지다. 친구처럼 지냈다. (유준상을 향해) 그리고, 술은 누구랑 마셨어요? 저는 술을 못합니다. (일동 웃음)
Q. 수애씨는 어떻게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됐나.
해외로케영화인데 그에 관한 어려움은 없었는지?
수애 : 시나리오가 마음에 들었다. 마음이 움직이는 게 기준이다. 따뜻하면서도 엄마 같은 강인함을 갖고 있는, 제가 생각하는 여성상일지 모르겠는데 아주 매력적인 캐릭터라 느꼈다.
황우현 : 더위랑 싸우는 건 오히려 습기가 없어서 크게 고생하지는 않았다. 물론 정재영씨는 뛰는 장면이 워낙 많아 힘들어했지만. 우즈벡 로케를 진행하면서 제작 초기에 투자와 관련해 신경을 많이 썼다. 해외로케이션 작품들이 제작비를 초과하는 등 문제가 많았기 때문에. 하지만 예산을 정확히 맞춘 프로덕션 과정을 진행했고, 실제 고려인인 우즈벡필름 대표의 전폭적인 지지로 잘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좋은 조건에서 촬영했고 또 하나의 로케이션 장소로서 우즈베키스탄이란 공간을 발견하는 기회이기도 했다. 촬영 마지막 날에는 현지 스텝과 제작진이 헤어지면서 붙잡고 엉엉 울기도 했는데, 영화가 행복하게 나와 기분 좋다.
Q. NG를 많이 낸 장면이 있다면?
정재영 : 기억에 남는 건 예천 촬영 초반이었다. NG도 많이 나고 많이 헤매기도 했다. 몽정하고 뒤처리하는 장면인데 어떻게 했는지 기억이 안 나서. (웃음) 여러 번 NG를 냈는데도 마음에 들지 않아 고생 했었다.
수애 : 우즈베키스탄에서 촬영한 첫 촬영이었는데, '나 장가간다'라고 외치는 장면이다. 많이떨리고 사투리에도 신경이 쓰이고 해서 가장 NG가 많았다.
유준상 : 비몽사몽 상태에서 찍었던 은행 장면이다. 정재영 씨와 함께 경비원에게 끌려가는 장면인데 그분들이 현지 스턴트맨들이라 너무 힘이 세서 잡히기만 하면 목에 자국이 날 정도였다.
Q.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유준상 : 은행 장면이요.
수애 : 만택이가 라라를 찾기 위해 뛰는 장면. 가슴 뭉클했다.
정재영 : 저는 수애 양이 나오는 장면이면 다 좋더라구요. 사실 저랑 준상씨가 나오는 장면은 좀 칙칙하잖아요. 그런데 수애 양이 나오면 화면이 확 밝아지고. 조명감독님도 신경을 많이 쓰셨다. 우리만 나올 때는 20분이면 끝나는 세팅을 수애가 나오면 기본 2시간을 했다.
Q. 우즈벡 아가씨들이 무척 예쁘다는 인터뷰를 본 적이 있는데, 반대로 그 곳 여인들의 한국남자에 대한 반응은 어떤가? 정재영씨와 유준상씨도 그곳에서 인기가 많았는지. 또한 유준상씨는 현지에서 직접 그린 그림이 인상 깊었다. 어떤 느낌을 받았나?
유준상 : 일단 남자기자 분들은 우즈베키스탄에 꼭 가봐라. 정말 예쁘고, 그분들이 한국 사람들을 너무너무 좋아한다. 정재영 씨도 인기가 많았고. 우리 몇 살처럼 보이냐 물으면 재영 씨는 26살, 저는 한 21살. 모자 쓰면 16살이라고 할 정도로 관대하다.
그림은, 쉬는 시간이 많았다. 재영 씨랑 수애 씨가 촬영하는 걸 보면서 주변풍경을 그리다보니 그 수가 많아졌다. 우즈베키스탄은 정말 아름다운 곳이고 좋은 나라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서 안 좋은 모습을 많이 보이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Q. 수애씨에게 두 남자배우의 실제 모습에 대해 묻고 싶다.
수애 : 사적인 곳에서는 정말 친오빠 같다. 옆집 오빠, 옆집 아저씨처럼…. (아저씨란 말에 두 배우 흥분하자, 웃음) 편하게 지냈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만택, 희철로 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연기자로서 정말 본받고 싶었다.
연락처
튜브픽쳐스 기획팀(T.546-2507)
-
2006년 10월 30일 16: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