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경찰은 11월 2일 APEC 정상회담기간 중에 반세계화 시위전력이 있는 외국인 998명에 대해 입국 금지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또한 입국은 가능하나 집회 및 시위가담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는 400여명의 외국인에 대해서는 감시활동을 벌이겠다고 발표했다. 민주노동당은 경찰의 이러한 조치가 과연 적절한 것인지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경찰은 각국 정보기관 및 공안기관과의 협조를 통하여 과거 반신자유주의 반세계화 집회에서 불법과격시위를 한 자들의 명단을 통보받아 엄격한 심사를 거쳐 이러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2004년 한 해 동안에만 연인원 400만 명의 병력을 동원해 “자율적 집회·시위문화”를 정착시킨 대한민국 경찰이 불과 1천여 명의 외국인들에 대해 과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선진경찰’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있는 국민으로서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

단지 한국에서 시위를 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외국인의 자유로운 이동의 권리를 제한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출입국관리법은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 및 사회질서를 해할 수 있는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 입국을 금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상당한 이유”는 범죄의 예비음모와 실행가능성 등 매우 긴박하고 직접적인 위협이 있을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반신자유주의 반세계화 주장은 국제적으로 주요한 의미를 갖는 정치적 의사표현이다. 극단적 사회양극화와 빈곤의 재생산을 통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강대국과 자본에 대한 세계 민중의 비판인 것이다. 이 비판은 비정규직의 폭발적 양산과 서민생활의 급격한 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에 대한 비판과 그대로 일치한다. 이러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집회와 시위가 과연 출입국관리법이 입국금지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 및 사회질서를 해할 수 있는 “상당한 이유”가 될 수 있는가?

경찰의 이번 조치는 오히려 국제사회로 하여금 한국이 정치적 의사표현의 자유마저 공공연하게 침해하는 인권후진국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심각한 우려를 가지게 한다. “인권경찰”로 거듭나겠다던 경찰의 공언이 무색해지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경찰과 법무부는 이들에 대한 입국제한조치 및 감시방침을 즉각 철회하라. APEC이 개최되는 부산이 세계 각국 사람들의 다양한 이해와 목소리가 울려 퍼지는 국제도시가 되게 하라. 그것이 한국의 인권수준이 세계적으로 손색이 없음을 증명하고, 특히 평화로운 집회시위문화를 열어 가는데 한국경찰이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음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

2005년 11월 2일
민주노동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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