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와이어)--열린우리당에는 기간당원제도라는 하나의 유령이 살고 있다.

재보궐 선거에서 질 때마다, 당 지지율이 떨어질 때마다, 당을 혁신하거나 개선해야 한다는 회의가 열릴 때마다 기간당원제도는 비판의 대상이 된다. 그러다, 이제는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공개적으로 나오게 되었다.

2002년을 기억하는가.

후보경선에서 1위로 통과한 노무현 후보의 국민지지율이 떨어지자 민주당내에서는 후보사퇴를 요구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 사건은 상식적인 시민들을 자극했다. 당시 우리는, 노무현을 지지한다는 것은, 노무현 한 사람을 대통령 만드는 것으로 끝날 일이 아니라 제 2의 노무현, 제 3의 노무현이 도태되거나 고독하지 않을 수 있는 정당과 정치구조를 만들어야 하는 일임을 절감했다.

정치개혁, 정당개혁과 친노노선이 분리될 수 있다는 생각은, 짧게는 지난 2002년의 후보 노무현, 길게는 3당 합당 당시의 청년 노무현을 망각한 발상이다.

선거에서 승리하고 재집권하기 위해서는 정당개혁, 정치개혁을 동반할 수 없다는 생각도 마찬가지이다.

노무현은 무엇으로 승리했는가?

보스를 따라 3당 합당에 동참하지 않았던 노무현,

지역주의로 고착되는 선거판에 지치지 않고 도전했던 노무현,

당내에서 주요계파도 없이 지지하는 국회의원 1명으로 출발하여

전국 대의원과 국민들의 가슴을 울리며 1위로 경선을 통과했던 노무현.

노무현 후보는 도덕적 판단이 곧 공학적 판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최초로 보여준 정치인이었다. 원칙이 전략이었다.

정치개혁과 정당개혁을 뒷전으로 미루고 원칙의 실천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열린우리당은 무엇으로 지지를 얻을 것인가?

결국, “정통민주세력의 단결”이라는 미명아래 호남권, 중부권, 지역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각 정당들의 합종연횡으로 노무현 이전의 정치질서를 복원시키고 말 것인가?

기간당원들 때문에 당이 사분오열되었다고 하지만, 우리당 기간당원들은 지난 전당대회 이외에 선출권을 제대로 행사해본 적이 없다. 그 동안 재보궐 선거에서 당원경선을 한 지역이 과연 몇 지역인가? 90%이상이 전략공천이었다.

현행 당헌에는 전략공천제도도 있고, 일정수의 당원이 참여하는 국민참여경선제도도 있다. 경선후보를 압축하는 과정에서 여론조사도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폐지하자고 한다면, 대안이 무엇인지 이야기해 달라.

2004년 4월 총선승리 이후 지난 1년 반 동안, 정당개혁추진위원회로 시작해서 당무개선위원회, 당 혁신위원회, 당원배가특별위원회에 이르기까지 이 논의는 끊임없이 반복되었다. 위원회안을 중앙위원회에서 토론하고 의결을 해도, 문제제기한 쪽이 원하는 결론이 아니면 다시 다른 위원회를 통해 원점에서 논의가 반복된다.

기간당원제도가 옳으냐, 그르냐를 놓고 더 이상 이야기하지 말자.

옳고 그름, 보완점과 대책에 대해서는 논의할 만큼 논의했다.

우리는 고장 난 녹음기가 아니다.

기간당원제도를 하고 싶은지, 하기 싫은지를 놓고 말해 달라.

할 것인가, 말 것인가.

어떤 정당을 하고 싶다는 것인가. 선택하고 실천해야 한다.

그리고, 이 선택 앞에는 “책임”이 붙는다는 것을 기억하자.

우리는 공천권을 당원에게 주는 상향식 민주주의를 약속하며 창당했다. 만약 이것이 불편하다면 참여정당을 하겠다고 발기인을 모집해서는 안 되었다. 민주당을 분당해서도 안 되었다.

정당개혁과 정치개혁은 우리가 열린우리당을 창당하면서 국민들에게 한 약속이다. 이것을 부정하는 것은 우리의 창당정신을 부정하는 것이다.

그러니, 선택해 달라. 무엇을 원하는가.

노무현으로부터 후퇴할 것인가, 노무현으로부터 전진할 것인가.

2005. 11. 2.
참여정치실천연대 대변인 김희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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