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진흥원, 북한이탈주민의 남한방송 수용 분석
북한이탈주민의 남한방송 수용 분석 결과
· 북한이탈에 대북방송 영향 커
북한주민들에 대한 대북방송의 영향력은 상당하다고 판단된다. 라디오를 소유했던 북한이탈주민(47.8%) 대다수가 북한에 있을 당시 대북방송을 청취한 경험(45.7%)이 있으며, 가장 많이 접한 채널은 KBS 사회교육방송으로 절반 이상(55.6%)이 방송을 들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북방송에 대한 신뢰도도 상당히 높아 87% 가량(5점 척도에서 3점 이상)이 내용에 대해 신뢰를 보였다. 또한 북한 이탈에 미친 영향 정도도 매우 커서, 절대적인 영향을 받았다는 응답이 14.3%에 이르렀고, 보통 정도 이상의 영향을 받았다는 비율도 70%에 달했다.
· 자주 이용하는 매체, TV - 인터넷 - 신문 순(順)
자주 이용하는 매체는 TV, 인터넷, 신문, 라디오, 잡지 순으로 나타났다. TV와 인터넷은 특히 이들에게 정보매체로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었는데, 절대 다수인 95.4%가 정보를 얻기 위해 TV를 이용하고 있다고 응답해 가장 보편적인 정보매체로 인식하고 있었다. 그러나 TV를 정보매체로 ‘매우 자주 이용’하는 비율은 14.5%에 그치는 데 반해, 인터넷은 ‘매우 자주 이용’하는 비율이 43.8%에 이르러 이용의 집중도에 있어서는 인터넷이 다른 모든 매체를 현저하게 능가했다. 북한이탈주민들은 가장 이해하기 쉬운 매체로도 TV를 꼽았다. 98%가 ‘이해하기 편하다(5점 척도 중 3점 이상)’고 응답했고, ‘매우 이해하기 편하다’고 응답한 비율도 가장 높았다(41.8%). 매체별 이해정도는 시청각 매체와 인쇄매체간의 차이가 두드러져 TV와 라디오 매체에 대한 이해의 어려움이 상대적으로 낮은 데 비해, 신문, 잡지의 경우 이해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남한 생활 방식과 언어 이해 위해 TV 이용
북한이탈주민들의 일일 평균 TV이용량은 216분으로 남한 평균 181분보다 35분이 많았다. 특히 평일 평균 TV이용량은 178분으로 남한 주민(172분)보다 많기는 해도 그 차이가 크지 않았지만, 주말 이용량은 316분으로 남한주민들(217분)보다 무려 100분이나 많았다. 특히 10대의 TV이용량이 일일, 평일, 주말에 상관없이 100분 이상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TV 이용량은 거주기간과 경제활동 유무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거주기간이 4년 이상인 경우와 남한에서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경우 일일 평균 TV 이용량과 평일 이용량이 남한 주민과 비슷해졌으나, 이 경우에도 주말 이용량은 여전히 60분에서 100분까지 많았다.
북한이탈주민들의 TV 이용 동기를 보면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이라는 뚜렷한 목적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남한주민들이 TV를 시청하는 가장 큰 이유는 ‘휴식을 위해서’(54.4%)이고, 그 다음이 ‘습관적으로’(44.3%)인 데 반해, 북한이탈주민들은 ‘세계의 정세를 알기 위하여’(77%)에 이어 ‘남한사람들의 생활을 이해하기 위해서’(61.5%) TV를 이용한다. 가장 즐겨 이용하는 장르 역시 뉴스/시사 보도물인 점에서도 이들의 정보 추구 경향이 강함을 읽을 수 있다.
TV는 북한이탈주민들에게 중요한 교육의 장이기도 하다. 남한사회 적응과 관련한 질문에서 약 80%(5점 척도에서 4점 이상)의 응답자가 남한의 생활 방식과 언어를 이해하고 배우는 데 TV가 도움이 된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TV는 친구의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는데, 84.1%(5점 척도에서 4점 이상)가 TV 이용이 마음의 근심을 더는 데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가장 선호하는 TV프로그램 장르는 뉴스/보도물과 드라마로 나타났으며, 이는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장르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그 밖에 이해하는 TV 이용자의 비율이 60% 이상인 장르는 정보/교양/교육 프로그램, 영화, 스포츠 중계였다.
· 라디오 이용시간 남한주민의 3배
북한이탈주민들의 라디오 이용 정도는 TV에 비해 현저하게 낮았다. 응답자의 66%가 라디오를 이용한다고 응답했고, 일일평균 청취시간은 125분이다. 이는 TV 일일 평균이용량 216분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적지만 남한주민의 평균이용시간 43분에 비하면 3배나 높은 수치이다.
북한이탈주민은 TV와 마찬가지로 남한 사회 적응이라는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라디오를 청취하고 있었다. 구체적인 목적 없이 ‘습관적으로’ 또는 단순히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라디오를 이용하는 남한주민에 비해 북한이탈주민 다수(72.9%)는 ‘세계의 정세를 알기 위한’ 목적으로, 또 절반이 넘는(50.6%) 응답자가 ‘남한사람들의 생활을 이해하기 위해’ 라디오를 청취한다고 답했다. 그 밖에 ‘주위사람들과 이야기 소재를 얻기 위해’, 그리고 ‘업무/공부에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 라디오를 청취한다고 밝히고 있는데, 이 역시 남한사회 적응과 연관된 동기들이다.
가장 즐겨 이용하는 장르는 뉴스/시사프로그램(60% 이상), 가요, 다큐멘터리, 교통안내, 생활정보 프로그램 순이었다. 반면 클래식(8.7%가 자주 이용)과 국악 프로그램(4.4% 자주 이용)의 이용도는 매우 낮았다,
· 뉴스와 드라마, 남한사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 형성
남북교류를 위해 우선될 수 있는 TV 장르를 확인하기 위해 남한사회에 대해 긍정적 또는 부정적 인식을 형성하는 TV 장르에 대해 분석해 보았다. 그 결과 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장르인 뉴스/시사물과 드라마는 이용정도가 높아질수록 부정적 인식이 증가하며, 그 증가폭 역시 다른 장르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북한의 뉴스와 달리 남한의 뉴스가 그 특성상 사회에 대한 부정적 사실들, 즉 사건사고와 부정부패, 사회집단간 갈등 보도에 초점을 맞추고, 드라마 역시 불륜이나 빈부의 갈등 등 자극적인 소재를 다루는 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반면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해 주는 정보/교양/교육 프로그램, 대담/토론 프로그램을 통해서는 부정적 인식이 줄어드는 결과가 도출되었다.
매체 특성 이해 돕는 교육 프로그램 필요
북한이탈주민들에게 TV는 세계를 향한 창이자, 친구이자, 교육의 장이다. 하지만 TV 이용시간이 길고 별다른 여가 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매체에 대한 의존도가 강함으로써 TV에 대한 중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이들이 가장 즐겨 이용하는 뉴스/보도물과 드라마가 남한사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형성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조사결과를 보면 북한이탈주민들의 미디어 이용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 꼭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이들이 인식하는 남한사회는 남한주민들과 교류를 통해서 형성되기보다는 주로 TV를 통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이 경우 하나원이나 미디어 교육기관인 방송영상산업진흥원을 통해 미디어의 특성과 이용에 대한 수용자 교육과정을 신설하는 방안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북한과의 프로그램 교류에 있어서도 이 차이를 유념해야 한다. 북한이탈주민들이 북한과의 교류를 위해 가장 많이 추천하는 장르가 드라마지만, 드라마에는 부정적 인식을 강화하는 측면이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그러나 드라마는 남북한의 서로 다른 점을 보여주고 상호간의 문화적 이해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남북교류에 필수적인 장르라고 볼 수 있으므로 북한주민들에게도 친근한 역사드라마를 중심으로 단계적인 확대가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과의 프로그램 교류 확대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도 필요하다. 북한이탈주민들과의 심층집단면담 결과에 따르면 현재 북한에서는 남한사회의 방송물이 DVD나 비디오테이프 형태로 상당히 깊숙이 침투해 들어와, 현재 남한에서 방송중인 TV드라마까지도 볼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음성적인 형태의 북한내 남한 방송물 유통을 공식적인 단계로 끌어올리는 노력이 더욱 필요한 때이라고 판단된다.
※북한이탈주민들의 남한방송 수용행태에 대한 일차 자료는 지난 5월 17일부터 6월 10일까지 약 3주간 154명을 대상으로 일대일 면접조사를 통해 수집했고, 양적 조사의 한계를 보충하기 위해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심층집단인터뷰(Focus Group Interview)를 실시했다.
웹사이트: http://www.kbi.re.kr
연락처
연구자 : 성숙희 책임연구원(02-3219-5433, 016-9217-9933)